2002년. 안방 월드컵 4강 진출의 충격과 공포가 채 가시기 전의 가을,
한국시리즈 6차전을 한양대 앞 갈비집에서,
삼성라이온즈 골수팬 친구 두명과 얼큰한 상태로 보고 있었다.
(사실, 난 베어스가 없는 한국시리즈 따위 별 관심이 없었지만서도)
2인자 징크스가 지긋지긋한, 언제나 폭발력은 최고인 삼성과,
야구의 신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위대한 팀을 만든 김성근 감독 팀의 경기 자체는,
얼큰한 상태에서도 경기를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넘쳤었다.
9회말.
이승엽 쓰리런.
마해영 백투백 결승홈런.
이 드라마보다도 더 진부한 역전극은,
(꽤 큰) 갈비집에 모여앉아있던 삼성팬들을 열광시켰고,
몇몇은 아래 장면을 보며,
준혁학생, 준혁이 형을 부르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었다.

만수행님 이후, 이렇게 사랑받던 푸른 피가 있던가?
3년간 타지에서 생활하게 내쳐졌으면서도,
끝끝내 푸른피가 흐르는 자신을 버린 곳으로 다시 돌아온 양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018&aid=0002285698
전반기 마감을 앞둔 어느날 그가 슬쩍 물어왔다. “왜 그렇게 나를 싫어했었을까요.” 돌이켜보니 마지막을 준비하던 차에 스스로를 정리하다 의문이 생겼었던 듯 하다.
선뜻 대답할 거리를 찾지 못해 머뭇거리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난 한번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거든요. 늘 이기기 위해 노력했구요. 야구에 대해서는 드러내놓고 반발하거나 반항하지도 않았잖아요. 열심히 하는 거 말고 뭐가 더 필요했을까요.”

그 누구라도 쓸모 없어지면 버리는 곳. 버려지는 곳.
하지만,
그 누구라도 이 사람을 이렇게 떠나보낼 자격이 있는가?
나는 골수팬도 아니고, 그저 일개 지나가는 팬의 입장이지만,
이게 ‘올바른 모양새’가 아니라는 생각은 강하게 확신한다.
이건… 정말 아니다.
아~아~ 양신~~ 삼성팬이 아닌 사람의 삼성 선수 얘기를 듣고도 마음이 흔들린다.